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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땅,우리생물] 숨어 있던 고유종, 참닻꽃의 발견

작성일 2024-10-18


항구나 얕은 바다에 배를 정박시킬 때 사용하는 '닻'이라 불리는 갈고리 모양의 도구가 있다. 이런 닻을 꼭 닮은 듯한 꽃이 우리나라에 살고 있다. 참닻꽃이다. 참닻꽃은 용담과 닻꽃속에 속하는 한두해살이 식물로 높은 산지의 양지바른 곳에 주로 살며, 꽃잎 끝이 황녹색을 띄는 흰색 닻모양의 꽃을 7~8월에 피운다.

참닻꽃은 원래 닻꽃이라고 불리던 꽃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러시아, 몽골, 중국, 일본에도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최근 국립생물자원관에서는 닻꽃의 DNA를 연구하는 과정 중에,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닻꽃의 DNA가 러시아, 몽골, 중국, 일본에 살고 있는 닻꽃의 DNA와 매우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생물은 저마다 자신만의 독특한 DNA를 가진다. 서로 다른 DNA를 가지면 서로 다른 종이라는 의미이다.

DNA 분석 이후 서로 비슷해 보였던 겉모습도 다르다는 것도 확인했다.

우리나라에 사는 참닻꽃은 닻모양의 ‘거(距:꿀주머니)’가 닻꽃에 비해 얇고 길며 끝이 하늘을 향해 손을 든 것처럼 쭉 뻗어 있다. 참닻꽃의 잎은 마름모꼴에 가깝고 잎꼭지가 더 뾰족하지만, 닻꽃의 잎은 긴타원형이고 잎꼭지가 참닻꽃에 비해 뭉툭하다. 2019년 4월, 숨어 있던 종인 참닻꽃은 국제적 저널인 파이토텍사(Phytotaxa)를 통해 신종으로 등록되었다.

참닻꽃은 우리나라에만 분포하는 한반도 고유종이다. 강원도, 경기도, 제주도 등의 고지대 산지에 주로 살고, 개체수도 적어서 기후변화나 인간활동에 의한 영향으로 개체수가 감소할 가능성도 높다. 이러한 이유로 참닻꽃은 한국적색목록에 멸종위기 범주인 취약종(Vulnerable)으로 평가되어 있으며, 환경부는 멸종위기 야생식물 II급으로 지정되어 있던 닻꽃을 참닻꽃으로 공식 개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바닷속에 내려진 닻처럼 오랫동안 숨어 있던 참닻꽃이 계속해서 우리 땅에 닻을 내려 다음 세대도 이 아름다운 자연의 선물을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임채은 국립생물자원관 환경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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