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과학박물관에 변기가 전시되어있는 이유
2024-09-19
[더위를 뚫고, 과학 박물관으로]
7월의 런던은 소설 속에서 만나던 영국의 날씨와는 사뭇 달랐다. 우거진 마로니에 나무의 가지 사이사이로 강한 햇볕이 비집고 들어오면서 런던의 우중충한 습기를 모조리 바짝 말린 탓에 사람들은 연신 땀을 뻘뻘 흘리며 손 부채질을 해댔다. 기록적인 이상기후의 탓도 있겠지만 유럽의 대부분의 나라들이 그러하듯 영국도 대중교통을 비롯해 많은 곳에 에어컨이 설치되지 않아 과학 박물관에 도착도 하기 전에 이미 온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에어컨 없이 사람들로 꽉 들어찬 지하철이 사우스켄싱턴 역에 도착하자 수많은 사람들, 특히 유모차를 끈 가족단위의 관광객들이 하나 둘 앞다투어 지하철을 빠져나갔다. 지하철 역사를 빠져나와 잠시 한숨을 돌리고 주변을 보니 마치 영화 속 세트장에 온 것처럼 새하얀 건물들이 줄지어 서있고 그 길목의 끝에 넘실거리는 초록의 정원에 안겨 있는 고풍스러운 건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발걸음을 재촉해 정원 가까이 가보니 정원수들이 다양한 공룡의 형태로 손질되어 있었는데 그 사이로 어린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놀고 있었다. 지하철에서 나온 가족단위의 관광객들은 정원을 빙 둘러싼 야트막한 담장을 따라 이미 길게 늘어선 줄의 꼬리에 꼬리를 덧대고 있었다. 이 긴 행렬은 런던의 명물 중 하나인 자연사박물관에 입장하기 위한 대기 줄 이었다. 지구상 많은 아이들은 대략 다섯 살 전후로 공룡에 푹 빠지게 된다는데 그 말을 증명이나 하듯 내리쬐는 햇볕 아래 길게 늘어선 줄에는 아이들이 저마다의 공룡 인형과 장난감을 들고 가족과 함께 설레는 표정으로 재잘거리고 있었다.
런던 과학박물관의 외관(좌)과 전시실 1층의 거대한 증기기관(우)
전 세계에서 모인 평균 나이 5세의 공룡 매니아들을 뒤로 하고 건물을 따라 조금 더 이동하면 바로 오늘의 목적지인 과학박물관이 등장한다. 새하얀 대리석으로 마감된 웅장한 건물에 입구 좌우로는 검정색 간판에 하얀 글씨로 “Science museum”이라고 쓰인 것을 제외하면 안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짐작도 할 수 없었다. 뜨거운 햇볕을 피해 발걸음을 서둘러 건물 내부로 들어서자 햇볕도 뚫지 못하는 두꺼운 대리석 벽의 서늘한 기운이 느껴졌다. 간단한 가방검사를 하고 박물관 내부로 발걸음을 옮겼다.
[산업 혁명, 교과서를 뚫고 나오다 – 증기자동차부터 로켓까지]
세계 최초의 증기 자동차(좌) 우주 탐사에 사용된 로켓(우)
박물관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건 건물 한 층 높이의 거대한 증기기관이었다. 이제는 작동하지 않는 거대한 증기기관은 관광객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야트막한 펜스로 둘러 쌓여 있었고 그 앞에는 조작할 수 있는 작은 모니터가 있었다. 이 은퇴한 거대한 증기 엔진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았지만 모니터 속에서는 증기가 발생하는 부분부터 이 증기의 움직임으로 엔진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간단한 영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이 거대한 증기기관을 필두로 작게는 사람의 상반신만한 크기에서 작은 소형차 크기에 준하는 다양한 크기의 증기기관들이 한 층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17세기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의 선봉에는 증기기관이 있었다. 끓어서 수증기가 된 물은 액체 상태일 때 보다 부피가 1600배 이상 증가한다. 이 성질을 이용하여 발생한 증기를 작고 단단한 용기에 가두어 큰 압력을 만들어 물레방아와 같은 터빈을 돌린다. 이렇게 열 에너지를 운동 에너지로 바꿀 수 있다는 이제는 상식이 된 이 과학적, 기술적 발견은 ‘혁명’을 만들었다. 탄광의 양수기에서 시작해 방직기로, 기차와 선박으로 증기기관은 삶 구석구석으로 빠르게 퍼져 나갔고 물자의 대량생산과 빠른 수송이 가능해지면서 인류는 역사상 최초로 풍요의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전설 속 이야기처럼 교과서의 한 단원에 불과했던 산업혁명의 살아있는 기록들이 트로피처럼 전시되어 있는 모습에서 과학기술이 세상을 바꾼다는 이야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우주에서는 화장실에 어떻게 갈까?]
‘우주에서 화장실 가는 법’ – 우주복 안에 입을 수 있는 특수한 장치가 있는 속옷 (좌), 오래된 컴퓨터와 윈도우 95의 포장 상자 (우)
뒤 이은 전시실에서는 내열기관을 바탕으로 한 운송수단의 역사가 펼쳐져 있었다. 증기자동차를 시작으로 다양한 종류의 자동차들이 상세한 설명과 함께 줄지어 서 있었고 그 길의 종착역에는 로켓을 필두로 우주탐사의 시대가 펼쳐져 있었다. 그동안 방문했던 대부분의 과학관들은 과학의 원리를 체험과 관찰을 통해 경험하는데 집중을 한 반면 이 곳은 과학 ‘박물관’ 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기술의 발달을 역사적 흐름에 맞춰 보여주는데 집중하고 있었다.무엇보다 흥미로운 점은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전시물 중간 중간에 관심을 환기하기 위한 전시물들을 적절히 배치해 다양한 연령과 관심사를 가진 관객들의 관심을 끊임없이 환기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우주탐사관에서는 실제 탐사에 사용된 우주복들 사이에 ‘우주에서 화장실에 가는 법’ 이라는 흥미로운 전시물 앞에서 많은 아이들이 눈을 반짝거리며 쳐다보고 있었다. 정보 전달 기술의 역사를 전시하는 곳에 전시된 낡은 컴퓨터와 윈도우 95의 오래된 포장 상자 앞에서 많은 이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가족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나 또한 그 앞에서 내 인생에 최초의 컴퓨터와 그 동안 만난 다양한 버전의 윈도우를 회상했다.
[이카루스부터 초음속 비행기까지]
증기기관에서 시작한 기계와 기술의 발전에 대한 전시는 층을 올라갈수록 점점 더 정교해지고 복잡해졌다. 가장 위 층에는 현대 기술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비행기들과 관련된 기술들이 한 층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이카루스의 이야기처럼 비행은 인류의 오래된 소망인 동시에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같은 역사 속에 존재하는 많은 천재들이 끊임없이 도전했던 과제였다. 비행선의 시대를 지나 19세기에 들어서면서 전쟁과 함께 비행기술은 빠르게 발전했고 이제는 인류에게 하늘을 날아간다는 것은 그다지 낯선 이야기가 아니게 되었다.
비행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초기 도전(좌)과 현대의 비행기술의 상징인 비행기 엔진 내부의 모습 (우)
물론 비행기술의 발달에는 세계대전이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도사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비행과 관련한 다양한 연구는 17세기와 18세기에도 활발하게 연구되었지만 인간이 타고 자유롭게 조작할 수 있는 비행기의 탄생 배경에는 전쟁이 있었다. 대부분의 현대 비행기술이 세계대전 중에 개발 되었다는 걸 생각하며 주위를 둘러보니 전시관 내부에는 묘하게 어둡고 슬픈 분위기가 감도는 것 같았다. 이 전시실의 많은 부분에서는 세계대전 당시에 새로이 개발된 비행기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전쟁의 참상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지 않고 설명하고 있다. 과학기술이 인류에게 좀 더 편리한 삶을 가져온 것은 사실이지만 동시에 새로운 강력한 파괴자가 되었다는 것 또한 잊혀서는 안되는 역사의 중요한 한 부분이라는 것을 이 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런던 과학박물관에는 왜 변기가 전시되어 있을까?]
전쟁의 참상에 대한 쓸쓸한 마음을 뒤로하고 층을 내려가다가 기괴한 형태의 나무 조각상을 마주했다. 의학과 약학에 대한 전시실이었다. 전시실의 시작은 고대 의료기술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되었다. 세계 여러 문명들이 그러하였듯 오래 전 사람들은 질병을 하늘이 내린 벌이나 마귀의 장난으로 이해하려고 했고 그에 맞춰 다양한 주술적 의미를 갖는 조각상들을 만들고 주술행위를 통해 질병을 치료하려고 했었다. 반짝이는 현대의학과는 대조되는 주술적 조각상 앞에 서 있으니 길어야 수 천 년 남짓한 시간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지 않기 위해 발버둥친 인류의 역사를 느낄 수 있었다.
의료기술은 크게는 질병을 미리 방지하는 예방기술과 질병을 치료하는 치료기술로 나뉜다. 우리가 현대의료기술을 생각할 때면 무심코 치료기술을 떠올리곤 하지만 사실 인류의 의학 혁명은 예방기술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널리 알려진 제너의 종두법이 신호탄이 된 백신 기술은 천연두와 같이 인류를 위협하던 질병을 몰아냈으며 현대 과학은 강력하지만 안전한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RNA백신과 같은 새로운 방법들을 개발하고 있다. 그런 예방 기술의 한 편에는 공중위생 기술이 자리잡고 있다. 과거 유럽을 휩쓸었던 흑사병의 창궐 이후 위생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면서 많은 과학자와 의사들은 환기나 개인 위생용품을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 시작했고, 이러한 주장들이 모여 현대 공중위생의 토대가 쌓였다.
의료기술 전시장 입구에 서있던 종교적 의미의 나무조각상(좌)과 변기(우)
특히 산업혁명 이후 대도시에 사람들이 몰려 살기 시작하면서 19세기 중반 영국에서는 비위생적인 환경 탓에 병에 걸리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었고 많은 의사와 과학자들이 질병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는 환경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걸 주장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 전시장의 한 쪽 벽면 전체는 공중위생이라는 개념을 확립되기 이전 비위생적인 도시에서 질병으로 고통받았던 사람들에 대한 기록, 그리고 이 개념을 확산시키고 환경 개선을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 중 가장 시선을 사로잡은 건 이제는 흔히 볼 수 있는 양변기였다. 대소변을 간단히 처리할 수 있도록 고안된 현대의 변기 시스템은 단순하면서도 배설물을 통해 전파될 수 있는 수많은 질병들을 예방할 수 있는 획기적인 장치였다. 인류를 위하는 기술은 복잡하고 정교한 것뿐만 아니라 단순하면서 일상적인 것들도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과학자와 기술자,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전시장을 나와보니 기술자를 주제로 한 특별 전시를 만날 수 있었다. 흔히들 과학기술 종사자라고 할 때 많은 사람들이 하얀 가운을 입고 실험실에 있는 과학자의 모습을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현대의 많은 과학 기술은 과학자와 기술자의 협력으로 개발되고 있다. 과학자들이 실험과 논리적 해석을 통해 과학적 발견을 하면 기술자들은 과학을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형태로 가지고 온다. 이 전시관은 과학자의 이름 뒤에 숨겨진 기술자들을 조명하면서 기술자들이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데 기여하고 있는지를 예술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시청각 자료들과 체험 자료들을 통해 보여주고 있었다. 이 구역에는 특히 어린 아이들이 많았는데 다들 간단한 기계 조립부터 간단한 프로그램을 직접 설계하는 등의 간단한 체험활동을 즐기고 있었다. 전시장의 마지막 공간에는 현재 기술자로 일하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인터뷰 영상이 끊임없이 재생되고 있었는데 몇몇 십대 청소년들이 그 영상을 집중해서 보고 있었다. 과학 박물관의 마지막 지점이었던 이 전시장은 박물관을 통틀어 과학사라는 거대한 흐름의 끝은 결국 과학과 기술에 관심이 많은 개개인이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었다.
기술자를 대표하는 오브제들로 만들어진 전시작품(좌) 과학관 내부의 전경(우)
[과학을 모티브로 한 애프터눈 티] 인류의 과학의 발전에 대한 거대한 역사 기록들을 뒤로 한 채 지친 다리를 쉬어 주기 위해 박물관 인근에 미리 예약해 두었던 더 앰퍼센트 호텔(The Ampersand Hotel)의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런던의 많은 호텔들이 그러하듯 이 호텔 역시 애프터 눈 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는데 자연사 박물관과 과학 박물관 인근에 있다는 특색을 살려 과학 실험을 주제로 한 애프터 눈 티 코스가 있었다. 과학 박물관을 나서며 한껏 들뜬 병아리 과학자들의 넘치는 탐구욕을 진정시킬 수 있도록 이 곳에는 어린이들과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서로 다른 애프터 눈 티 코스가 제공되었다.
미리 예약을 해서인지 창가의 볕이 잘 드는 자리로 안내를 받은 후 애프터 눈 티 세트와 차의 종류를 고르고 나니 병원에서 본 것 같은 은색 깊은 접시에 빈 비커와 유리병에 담긴 음료, 색색의 액체가 들어 있는 스포이드와 정체모를 액체가 담긴 주사기가 제공되었다. 직원은 친절하게 이 곳에서 직접 실험을 해서 마실 음료를 제조해야 한다는 이야기와 함께 비커에 음료를 제조하는 방법을 설명해주었다. 직원의 안내에 따라 정체 모를 가루들과 액체류를 비커에 섞은 다음 마지막으로 스포이드에 담긴 특수 과일주스를 한 방울 씩 떨어뜨리자 주스 방울은 고체가 되어 젤리와 같이 변했다. 분자요리에서 많이 쓰이는 알긴산나트륨과 염화칼륨이 만나 젤리와 같은 고체가 된다는 걸 이용하지 않았을까 추측하며 음료를 들이켰다.
웰컴드링크로 제공받은 음료 조제 세트(좌)와 블루 레몬에이드에 버블을 만드는 중(우)
웰컴 드링크를 마시며 조금 기다리자 곧이어 주문한 차와 함께 영국 애프터 눈 티의 상징인 디저트를 담은 삼단 트레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영국식 애프터눈 티는 세 장의 접시가 층을 이루고 있는 삼단 트레이에 제공되는데 가장 아래에는 샌드위치와 같이 간단한 식사류가, 가운데에는 스콘, 잼, 그리고 클로티드 크림이 제공되고 제일 위쪽에는 초콜릿이나 마카롱과 같이 달달한 간식을 올리는게 일반적이다. ‘사이언스 애프터눈 티' 라는 이름에 걸맞게 스콘과 함께 곁들일 수 있는 두 종류의 잼 중 하나가 튜브형 용기에 제공되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접시의 가장 위쪽에는 우주탐사를 모티브로 해서 우주인과 로켓 모양으로 가공된 초콜릿과 초승달 모양의 초콜릿 케이크, 그리고 행성을 빼다 닮은 미니 케이크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가장 안쪽에 '페트리디쉬' 를 활용해 젤리를 만들어 제공하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서빙을 해준 직원은 접시에 있는 모든 음식들을 하나씩 천천히 설명해주었다. 설명을 마친 직원은 핸드폰을 가리키며 “이제 곧 놀라운 쇼가 펼쳐질 테니 촬영을 준비해주시고 준비가 되면 신호를 주세요.” 라고 이야기를 했다. 들뜬 마음에 부랴부랴 핸드폰으로 촬영을 준비하자 직원은 작은 주전자를 들더니 “셋, 둘, 하나” 하는 신호에 맞춰 가장 꼭대기에 놓여있던 하얀 접시 안쪽으로 물을 붓기 시작했다. 그러자 새 하얀 연기가 접시 위에서부터 아래로 빠르게 퍼져 나가며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과학과 인간, 우리는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할까]
햇볕이 잘 드는 창가 자리에 앉아 빅토리아 시대의 사람들을 흉내내며 차와 다양한 음식들을 즐기고 있자니 이 시간들이 한 편의 이야기 같았다. 전 세계에 있는 과학관이나 박물관들에는 나름의 일정한 이야기가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의 국립 중앙 박물관에는 한국의 고유한 역사와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있고 베를린에 있는 보데 박물관에는 전 세계에서 모인 중세시대의 미술품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런던에서 만난 과학 박물관은 박물관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과학사의 굵직한 발전들을 시간 순서대로 보여주는데 집중하고 있었다. 그리고 단순히 과학과 기술의 변천사를 보여주고 끝내기 보다는 기술과 인간이 맺는 관계성을 끊임없이 재정의 하면서 방문한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칼과 마찬가지로 과학도 그 자체로는 위험한 것이 아니지만 사용하는 의도에 따라 대량 학살의 무기가 될 수도, 수십억의 생명을 살리는 구명줄이 될 수도 있음을 거짓 없이 보여주면서 우리에게 옳은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것을 끊임없이 상기시키고 있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처럼 과학 기술이 더욱 폭발적인 힘을 가진 지금 과거 우리가 과학을 이용해 저지른 많은 잘못 위에서 현대 과학은 인류 모두를 위한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걸 긴 이야기를 통해 보여주고 있었다.
애프터눈 티 트레이(좌)와 공룡발굴세트(우)
애프터눈 티의 마지막으로 트레이와 함께 제공받은 작은 나무 상자를 열어보니 안에는 초콜릿 케이크 부스러기 안에 파묻힌 공룡 모양의 초콜릿들이 있었다. 함께 받은 붓을 이용해 섬세하게 초콜릿 공룡들을 발굴한 다음 입에 던져 넣었다. 수 세기 전 사람들은 증기선에 올라 카카오 열매를 유통했고, 그 이후 유통기술의 발달로 오늘 날 우리는 어디에서나 쉽게 초콜릿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인류를 위한 기술은 어쩌면 이렇게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가져오는 것들이 아닐까.
- 다음
- 다음글이 없습니다.
- 이전
- 혈관을 파괴하고 합병증을 일으키는 혈당 스파이크 2024.08.27
댓글 남기기
전체 댓글수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