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숙명여자대학교 기계시스템학부 신지영입니다. 저는 기계공학의 열역학 분야를 바탕으로 고효율 에너지 시스템 분야에 대한 연구를 30여 년간 수행해 왔습니다. 현대엔지니어링 주식회사 재직 당시에는 고효율 복합발전시스템 관련 연구를 수행하였으며, 학교로 옮긴 이후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전극의 재료열역학 분야에서 시작해서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시스템과 연료전지의 일종인 금속공기 전지로도 연구 범위를 확대하였습니다.

현재 기계공학, 재료공학, 화학공학 분야를 융합할 수 있는 친환경 발전시스템 분야의 연구 능력을 바탕으로 리튬이온배터리 시스템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에너지 기기 개발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차세대 배터리 시스템에 대한 연구로 기존의 2차 전지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은 금속-공기 전지에 대한 연구입니다. 기존의 다른 연구들과의 차이점은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요. 하나는 공기 중에 있는 다양한 가스를 이용한다는 점과 열에너지의 적극적 이용입니다. 공기 중에는 78%의 질소와 21%의 산소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기존의 금속-공기 전지는 순도 산소를 기반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실제 시스템을 구축하였을 때, 공기 중에서 산소를 선택적으로 반응을 가해야 하기에 적은 산소 분압으로 반응에 제약이 가해집니다.

본 연구는 다양한 물질의 촉매의 사용을 더해, 산소 이외의 다양한 가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한, 열역학적 사이클을 이용한 전지 시스템을 구축하여 재료 시스템의 엔트로피 스윙을 통한 전기의 충방전을 용이하게 하며, 전지 충방전 효율을 증가시키려고 합니다. 이러한 일련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배터리시스템, 재룜물리, 열에너지, 전자회로의 전문가들을 한 팀으로 구성하여 열심히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한 이후 실질적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은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국가적 목표입니다. 게다가 미세먼지는 해가 거듭될수록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어 공기 중의 SOx, NOx, O₃와 같은 다른 가스들을 제거하는 것은 CO₂ 제거와 함께 동시에 풀어나가야 하는 숙제입니다.

공기를 구성하고 있는 질소와 산소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거나, 다른 가스가 많은 특수한 환경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 다중 가스 적응형 전지의 개발은 공해 물질을 다른 형태로 변형해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공기 중의 다중가스를 전극 물질로 사용할 수 있다면 지금까지 망간, 코발트, 니켈과 같은 양극제를 채굴하면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던 공해를 예방할 수 있고 향상된 경제성까지 기대할 수 있습니다.

에너지와 환경과 같은 복잡한 현상과 다양한 기술이 얽혀있는 연구 주제는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지식을 공유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기초연구실지원사업 과제를 수행하기 전에도 기계·전자·재료 분야의 전문가들과 정기적으로 미팅을 하였습니다. 각자 수행하고 있는 분야의 연구를 소개하고 지속적인 브레인스토밍 과정과 토론을 통해 함께 할 수 있는 융합 연구나 기초연구에 대한 아이디어를 꾸준히 탐색했습니다.

또한, 각 분야의 논문 수집, 학회 활동, 그리고 산업 현장 등에서 얻을 수 있는 최신 연구 및 기술 동향도 함께 공유하여 학문적 가치가 있으면서 실용적인 연구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2010~2015년에 수행한 "다구찌 방법을 이용한 탄화수소용 중온형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연료극의 개발"이라는 일반연구자지원사업의 결과로 2015년에 재료 분야 최고의 학술지인 NatureMatrials에 고체산화물 연료전지의 새로운 연료극에 대한 논문을 발표할 수 있었습니다. 수소 경제에 대한 수요가 폭발하고 있는 요즘 발표되었다면 더 관심을 끌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그린 수소에 의해 작동하는 연료전지가 우리에게 필요한 답이지만, 기술의 구현이 너무 오래 걸린다면 좌절하겠죠. 이 논문은 수소가 아닌 현재 쓰고 있는 천연가스 등 탄화수소 연료를 써서라도 연료전지 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기자는 취지의 기술에 대한 논문이었습니다. 지금 돌이켜봐도 이러한 기술을 통해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연료전지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초연구사업의 가장 큰 장점은 당장 실적을 내기에 급급하지 않고, 보다 심도 있는 연구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연구 과제의 로드맵을 초반에 잘 설정해 놓으면 체계적이고 창의적인 연구를 수행할 수 있다고 봅니다.

기초연구사업 선정에는 여러 요소들이 작용할 텐데요.만약 집단 연구를 생각한다면, 유기적으로 연구가 가능하도록 연구팀을 적절히 잘 구성하는 것이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구성원의 기존 연구들이 제안한 연구 주제와 얼마나 관련이 있는지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기초연구의 결과는 기술의 실질적인 사용을 위한

실용화와 연결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해당 기술이 필요한 수요기업과 협업이 이루어질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여 연구자들이 함께 힘을 모아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