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오랜만이네요.

연말이 다가오니까 보고서에 회의에, 여기저기서 부르는 곳들이 많아져서 시 간을 내기가 힘들었어요. 어쩌다 나 같은 사람이 VR 전문가가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책임이 생겨버린 이상 부르는 곳에는 성실히 얼굴을 비춰야 하니 까요(웃음).
별로 재미는 없을 수도 있지만, 오늘 다녀온 회의에 관해서 이야기해볼게요. 항상 내 하루를 전부 다 궁금해하던 당신이니까.
이미 지난번에 빨간 점에 대해 이야기는했었죠? 사용자들이 가상현실과 현 실을 혼동하지 않게 하려고 모든 VR 프로그램 화면 한쪽 구석에는 위원회가 정한 표준 마크인 빨간 점이 항상 표시되어야 한다는 규정을 만들었다고요. 그 점이 보이는 한, '이것은 가상현실이다.'라는 것을 사용자가 스스로 인지할 수 있도록요.
그 후로도 우리는 점점 더 많은 제재를 생각해내야 했어요.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현실보다 가상현실에 머무르고 싶어 하는 것 같았거든요.
이제 모든 VR 프로그램에는 30분마다 "당신은 가상현실을 체험 중입니다"라는 메시지가 5초 이상 표시되어야 해요. 또, 중독을 막기 위해서 개인의 VR 사용 시간에도 제한이 생겼어요. 모든 VR 기기를 사용할 때는 개인의 고유 번호를 등록하도록 해서 가상현실 접속 시간이 한 달에 일정 시간을 넘지 못하도록 한 거죠. 위원회에서 정한 권고 시간이 지나면 빨간 점이 깜빡거리 기 시작하고, 제한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프로그램이 종료돼요.

물론 이 시간은 보통 사람들은 잘 넘길 일이 없을 만큼 높은 기준이죠. 한편에선 아동 청소년에 대해선 이 제한 시간을 더 엄격하게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서 아마 곧 다음 회의에서는 이 얘기도 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오늘 있었던 회의에선 불법 가상현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소들을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단속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이야기를 했어요. 빨간 점이 없는 VR 프로그램을 팔거나, 폭력성과 선정성 측면에서 높은 등급을 받은 프로그램을 청소년에게 제공하는 업소 같은 곳들이요. 마치 마약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처럼, 점점 더 자극적인 VR 프로그램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고 권고 시간을 넘기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어요.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요즘 위원회는 다들 머리를 싸매는 중이에요.
이미 지난번에 빨간 점에 대해 이야기는했었죠? 사용자들이 가상현실과 현 실을 혼동하지 않게 하려고 모든 VR 프로그램 화면 한쪽 구석에는 위원회가 정한 표준 마크인 빨간 점이 항상 표시되어야 한다는 규정을 만들었다고요. 그 점이 보이는 한, '이것은 가상현실이다.'라는 것을 사용자가 스스로 인지할 수 있도록요.
진짜처럼 만들기 위해 애쓰고는 다시 그게 진짜가 아니라는 걸 알리려 애쓰고, 기껏 만들어두고는 또 사용을 제한하려 하고… 당신이 보기에 지금의 우 리는 좀 우스우려나요? (웃음) 그래요, 그때의 제가 들었다면 어쩜 우리는 시 간이 지날수록 더 바보가 되냐며 웃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오늘처럼 내가 만든 기술이 사람들을 더 불행하게 만들지는 않는지, 온종일 고민하고 온 날에는 조금 지치기도 하지만 반대로 이 기술 덕분에 우리 사 회가 더 나아진 면도 분명 많아요.

당신, 내가 영어 공부를 그렇게 오래 했어도 원어민 앞에만 서면 울상이 되 어서는 당신만 찾는다고, 날 놀렸던 거 기억나요? 요즘 아이들은 그럴 일은 없겠어요(웃음). VR을 통해서 학교의 영어, 사회 수업 시간뿐 아니라 평소에 도 다른 나라를 자주 접하니까요. 옛날과는 다르게 경제적인 여유가 없는 가 정의 아이들도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을 만나거나 그 문화를 체험해보는 일 이 비교적 쉬워졌어요. 이렇게 다른 사회와 낯선 사람들을 더 자주 접하는 게 아이들이 ‘다름’과 함께 사는 것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곤 해요.
이제 악기나 운동도 VR로 배울 수 있어서 옛날보다 취미나 여가 활동의 격 차도 많이 줄어들었어요. 또 VR을 통해서 새로운 기술들을 옛날보다 쉽고 빠르게 익힐 수 있게 되었죠. 덕분에 항상 고민해오던 노인 인구의 재취업률 이 눈에 띄게 늘어났고, 노년층의 스마트 기기 사용 능력도 늘었어요. 물론 더 좋은 VR 기기를 소유하고 더 많은 프로그램을 구매할 수 있는 사람 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간의 격차가 존재하긴 해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주민센터와 지역 도서관을 중심으로 점점 더 많은 곳에서 스포츠, 악 기, 언어 같은 주요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VR 덕분에 일어난 변화 중에 내가 가장 반가운 건, 안전 교육이 옛날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게 된 거예요. 학교마다 가상현실 특별 교육실이 마련되어 있어서 화재, 수재 등 다양한 재난 교육을 현실감 있게 실시하고 있어요. 덕분에 우리 어릴 때처럼 강의를 틀어두고 대부분 학생이 집중하지 않는 식의 안전 교육 관행은 전부 사라졌어요. 요즘 아이들에겐 안전 교육 날이 아주 고생하는 날이 되었죠. 귀찮게 해서 아이들에겐 미안하지만, 꼭 필요한 일이니까요(웃음).
이미 다 했던 이야기들인데, 또 신나서는 VR에 대한 칭찬을 늘어놨네요. 내 가 이런 이야기를 할 때면 당신은 내게 잘난 척하는 것 같다고, 밖에 나가서 도 이러면 친구 없어진다고 핀잔을 주곤 했는데(웃음). 습관이 잘 고쳐지지 않아요.
실컷 문제들을 해결하느라 진 빠져 돌아오고는 또 VR 이야기만 나오면 눈을 반짝이는 내가 모순덩어리라고 날 놀리던 모습이 기억나네요. 변명하자면 모 든 기술이라는게 다 그렇잖아요? 나쁘게만 쓰이는 기술도 없고 좋게만 쓰이는 기술도 없을 거예요. 때로는 제대로 쓰이고 있는 건지 아닌지 구분조차 할 수 없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다만, 우리가 어떻게 쓰는지가 중요한 거겠죠. 사람을 위해 만든 기술이 사람을 다치게 하지는 않는지 계속 고민하는 건 평생 내 숙제일 거예요.

음… 그런 의미에서 오늘 회의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왔는지 아까 못다 한 말을 마저 해야겠어요.
사실, 오늘 가장 치열한 토론이 있었던 사안은 고인을 재현하는 VR 프로그램에 대한 제재를 어디까지 둘지에 대한 문제였어요.
제한 시간 가까이 VR을 사용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연구소에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이들이 가장 오랜 시간 이용한 프로그램은 고인이 된 자신의 지인을 재현한 프로그램이었어요. 개인이 의뢰해서 사적으로 가상현실 프로 그램을 제작하는 건 여전히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 이 기꺼이 그 비용을 부담한다고 해요.

이런 문제를 예상했기 때문에 고인을 재현하는 프로그램을 만들 때는 적극 적인 재현을 막았던 건데……. 외모와 몇몇 표정을 재현할 수는 있어도 사용 자에게 말을 건네거나 일정 거리 이상 다가오는 것은 불가능하도록 말이에요. 너무 그리운 사람이라면 그저 그를 바라보기만 위해서도 시간과 돈이 얼마든 아깝지 않은 게 사람 마음인가 봐요.
이 설문조사가 포함된 보고서가 지난달에 연구소 홈페이지에 공개되자 언론 과 시민단체에서 본격적으로 문제의식을 제기하기 시작했어요. 논란이 커지자 고인에 대한 재현 범위를 더 줄이거나, 고인을 재현한 VR 프로그램 이용에 대해서는 따로 제한 시간을 두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죠.

그래요 사실 이게 근 한 달간 날 가장 힘들게 한 문제였어요. 여러 날에 거 친 토론 끝에 오늘은 제재를 강화할지 말지에 대해 위원회가 투표하는 날이 어요. 머리로는 이대로 두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왜 이리 제재에 찬성하기가 힘들던지……. 그래도 결국에는 옳다고 생각하는 쪽에 투표하고 오는 길이니까 화내지는 말아요.
아. 더 있고 싶지만 이만 가봐야겠네요. 내가 빨간 점이 깜빡이는 걸 보는 일은 많지 않은데……. 이달 내내 회의 때문에 제한 시간을 거의 다 써버린 게 조금 억울하네요. 아마 앞으로 당신을 보는 게 더 힘들어지겠죠? 안 그래 도 당신 얼굴을 볼 때면 너무 자주 온다고, 소리 없이 날 혼내는 것만 같았으니 어쩌면 다행인지도 몰라요. 이제 정말 갈게요. 안녕, 잘 있어요.

오늘도 스마트 도우미 에이미가 그녀를 깨운다. 54세 서미숙 씨는 에이미의 조금도 기계적이지 않은 목소리가 전해준 소식 대신 다른 생각에 잠겼다. 그녀는 나름대로 삶을 치열하게 살아왔고 그동안 생긴 스트레스와 압박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 외딴곳으로 이사했다. 그런 그녀에게 오늘은 1년에 한번 하는 건강검진 날이 다시 돌아온 것이다.

"드론 배송이 약 1분 이내에 도착합니다."라는 에이미의 말에 그녀는 슬쩍 창문을 바라보았다. 저 멀리서 드론이 그녀의 약을 싣고 가져오고 있었다. 집마다 지정된 드론 택배 착륙장에 드론이 착륙했고, 그녀는 약을 가져왔다. 에이미는 의료 프로그램을 실행시키고 그녀의 몸을 스캔하였다. "서미숙씨의 스트레스 지수는 지난달보다 1.3% 낮아졌으며 체내의 수분 상태는 약간 낮아 수분 섭취가 필요합니다. 그 외…." 에이미는 의료 프로그램으로 그녀의 몸 상태를 파악했다. 그 사이 그녀는 알약을 하나 집어 들었다. 그것은 작은 로봇인데, 섭취할 시 그녀의 몸을 돌아다니며 데이터로 분석하여 의사 에게 전송한 후, 인체에 해를 가하지 않고 녹아 없어질 것이다. 그녀는 그 알약을 입에 넣고 삼켰다. 이제 곧 3시간 후에 진단이 완료되어 의사가 그녀를 부를 것이다

3시간 후 에이미가 그녀를 불렀다. "검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비대면 진료를 승인하겠습니까?" 그녀는 그렇다고 답한 후 자리에 앉았다. 잠시 후 홀로그램으로 의사가 나왔다. 사람마다 담당 의사가 다르다. 사람들이 직접 스스로 진료하고 판단을 내려 특정할 때만 로봇을 이용했다면 이제는 로봇들이 직 접 진료하는 것이다. 그녀의 담당 의사인 D-A0891도 그러한 로봇 중 하나이다. 진료 도중 그녀가 스트레스로 인하여 장에 염증이 다행히 초기에 발견되어 약으로 제거할 수 있다고 한다. 그 후에 그녀의 몸 상태에 대한 설명을 이어나간 D-A0891은 약을 처방하여 드론으로 보내주겠다는 말을 하였다. 멍 하니 홀로그램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던 그녀는 그 말을 거절하고 직접 가서 받겠다고 대답하였다. 홀로그램 화면이 꺼지고 비대면 의료 시스템이 종료되었다. "비대면 의료 시간이 종료되었습니다."라는 에이미의 말이 끝난 후 그녀의 집은 무척 조용해졌다. 보기에는 밝은 집이었지만 그녀에게는 어두컴컴한 공간으로 느껴졌다. 정면만을 공허하게 응시한다. 그러는 동안 비대면의 료 진단을 마친 D-A0891은 그녀의 처방서 데이터를 약사 프로그래머들에게 보냈다. 그 자리에서 그들은 값을 입력하고 계산하여 분자들을 융합하여 빠르게 약을 제작하였다. 약이 다 만들어진 시간과 맞게 서미숙 씨는 에이미의 도움을 받지 않고 집을 나섰다

그녀는 천천히 걸어서 병원에 도착했다. 문에 들어서자 그녀의 칩이 인식되어 그녀의 정보를 파악했다.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많이 개발되어 채용되자 사람들이 불이익을 받기 시작했다. 그로 인해 정부는 사람들과 로봇들을 나누기 위한 개인정보를 칩에 담아 심기로 한 것이다. 서미숙씨의 칩을 인식함으로써 신상정보가 확인되었다. 모든 사람이, 아니 로봇들이 열심히 일하는 사이를 지나 그녀는 말없이 약을 집어 들고 나간다. 병원 내는 무척 조용했고 모두가 바쁘게 보였다. 그녀는 무언의 감정을 느끼며 쓸쓸하게 병원에서 나섰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서 서미숙 씨는 생각에 빠졌다. 어쩌면 그녀의 일상은 점점 외로워졌을지도 모른다. 그녀의 친구들은 모두 로봇과의 경쟁에 뛰어들었고, 그녀도 더 나은 삶을 위해 참여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로봇과 대체되지 않기 위해 앞만 보고 뛰었다. 매번 증가하는 로봇의 취업률, 그리고 하강하는 인간들의 취업률이 더 조바심이 나게 하였던 것일까? 매번 갑갑하고 내 자리에 다른 로봇이 대체될 수 있다는 생각이 그녀를 숨 막히게 했을지도 모른다. 렇게 살아온지 어언 54년, 바쁘게 살아오느라 가정도 꾸리지 못하고 사람들과 연락도 하지 못한 그녀는 디스커넥션 블루(Disconnection Blue)에 걸린 것이다. 현재 사회의 46.7%가 가지고 있는 이 우울증은 사람들 간의 접촉, 연락 두절로 인한 고립감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54세 서미숙씨는 집의 보안을 풀기 위해 앞에 서서 자신의 칩을 인식한다. 열린 문을 뚫어 지라 응시한다. 현관문 바닥에 그녀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가 문이 닫히자 어둠 속으로 사그라졌다.

무언가 희미했다가 점점 선명해지고 있어요. 네, 이제 잘 보여요. 잘 느껴 져요. 그래요, 서쪽 하늘로 넘어가는 노을 빛이 저런 빛깔이었군요! 온 하늘을 은은하고도 맑은 빛으로 물들이고 있어요. 저런 빛을 붉다고 표현하는 거였어요. 그런데 붉은 빛만 있는 게 아니네요. 저 빛은 뭐라고 하죠? 아, 저 빛 이 노란빛이에요? 황금처럼 빛난다고 말할 때의 그 황금색도 노란색에서 나온 거였구요? 주황도 있다고요? 보라색도요? 아… 노을은 빛의 축제, 빛의 향연이군요. 그래서 사람들이 노을 지는 서쪽 하늘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는 거였어요. 붉은 빛, 빨간 사과, 발그레한 볼… 그동안 듣기만 했었던 붉은 빛깔이 이제 어떤 색깔인지 알 것 같아요. 뭐랄까, 가슴이 울렁거리는 색깔 이에요. 노란 빛깔은 참 따뜻해요. 엄마 품처럼, 보드라운 병아리의 털처럼 제 몸을 감싸주고 있어요. 주황은 생기가 가득하고 보라는 신비롭네요. 저 처음부터 이렇게 많은 빛깔을 한 번에 보고 느껴도 되는 건가요? 노을에 서 눈을 뗄 수가 없어요. 눈을 감고 싶지 않아요.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계속 보면서 다채롭고 아름다운 저 빛깔이 제 속에 가득하게 만들고 싶어요. 갓 태어난 아기가 온 힘을 다해 젖을 빨 듯, 저도 온 힘을 다해 제 마음 속으로 색을 빨아들이고 싶어요. 그동안 무채색으로만 가득했던 제 삶에, 이제는 총천연색들이 물밀 듯 들어오고 있어요. 너무 벅차지만 정말 행복해요. 저 에게 남아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되나요?

약 십여 개의 연구실 각 방마다 감격과 감동의 말들이, 몸짓이, 눈물이, 환 호가 흘러나왔다. 이 곳은 '컬러 인사이드(Color Inside)'라는 곳이다. 뇌, 신경, 세포학 등을 연구하는 의사부터 인체 공학, 3D를 넘어 4D와 5D를 구 현하는 프로그램 기술진, 인지 심리학, 행동 심리학, 사회학, 언어학을 연구하는 전문가들 그리고 시각 장애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들과 사회복지사들까지 각 분야의 다양한 전문가들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 목 표는 시각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색'을 보고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시각 장애가 있기 때문에 '본다'라는 표현 자체가 성립이 안 될 수 있다. 그러나 색을 볼 때의 느낌과 감정을 알 수 있다면, 그래서 그 빛깔들을 내면화할 수 있다면 색을 보고 느끼는 것이라고 우리는 생각한다. 그래서 '컬러 인사이드(Color Inside)'라고 이름을 붙였다. 색깔의 힘이 우리 안에 깃들기를 기도하면서…. 나는 이곳에서 언어학을 맡아서 연구하고 있다.

우리는 오랜 시간동안 시신경의 전달과정과 그에 따른 뇌의 인지 신호를 분석하는 과정을 연구해왔다. 사람마다 전달과정과 신호의 형태가 조금씩 달랐기 때문에 연구의 과정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비장애인들이 색을 볼 때 자극받아 움직이는 뇌의 부분과 전기적 신호의 일반적인 유형을 우리는 마 침내 분석해냈다. 그리고 그와 90%이상 유사한 자극을 시각 장애인의 뇌에 전달하는 과정을 오늘 시작한 것이다. 시각 장애인들은 시신경의 전달이 없거나 극히 적다. 그래서 뇌 과학에 기반에 첨단 기계를 통해 뇌에 직접 자극을 전달해야 한다. 처음부터 90%이상의 유사한 자극을 전달하지는 못했다. 약 3%에서 시작하여 지난 수년 간 천 번이 넘는 실험과 연구를 통해 오늘의 수치에 다다랐다. 또한 이 연구가 사람이 바뀌어도 어느 정도의 유사한 결과를 내는지를 알기 위해 오늘, 십여 명의 시각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동시에 실험을 진행했다. 그리고 결과는? 처음으로 빛깔을 느낀 분들의 떨리는 손끝에서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색깔을 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시각 장애를 가지지 않은 비장애인들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일상적으로 우리 주위에 있는 모든 것의 색과 형태를 본다. 지금 당장 주위를 둘러보라. 얼마나 많은 색깔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가. 비장애인들은 색이 그들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깨달을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 그러나 언제나 무채색으로 가득한 세상, 또는 흑암으로 가득한 세상에 사는 시각 장애인들에게 '색'이라는 것은 우리의 상상보다 훨씬 더 큰 의미이다. 빛깔을 느낄 수 있다면 그들의 삶은 그 자체로 활기가 넘친다. 하나의 단어로, 관념으로만 존재했던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 등의 단어가 이제는 구체성을 띄게 된다. 빛깔 하나를 알아갈 때마다 그들의 언어 와 생각은 더 다양해지고 몸의 감각도 발달하게 된다. 색의 세계는 얼마나 넓고 무한한가? 그 세계를 하나씩 배워서 자신의 세계를 온갖 색으로 색칠하 면서 그들은 순수한 기쁨을 느낀다. 그 기쁨이 그들에게 삶의 의지를 주기도 하고, 새로운 도전을 하게도 한다. 연구가 진행되고 있었을 때 몇 가지 색을 배우고 난 후, 컴퓨터의 도움을 받아 처음으로 수채화를 그렸던 어느 고등학생의 눈물을 나는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컬러 인사이드(Color Inside)'를 통해 시각 장애를 가졌지만 누구보다 찬란한 색의 그림을 그려내는 화가가 나올 수 있으리라 나는 믿는다. 화가만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색이 주는 힘을 통해 자신의 삶을 새롭게 바라보고, 새로운 희망을 찾아 우뚝우뚝 일어서는 시각 장애인들의 모습이 나에게는 선명하게 그려진다. 이 연구가 더 진행되다보면 청각 장애를 가진 분들이 소리를 듣고 느끼게 되는 연구도 시작되지 않을까? 우리 연구팀에서는 그 연구를 '사운드 인사이드(Sound Inside)'라고 부르자며 벌써부터 의지를 불태우는 젊은 학자들도 있다. 그들의 빛나는 눈을 볼 때마다 생각한다. 더 높고 힘 있는 곳이 아닌, 더 낮고 소외된 곳으로 향하는 과학기술을 꿈꾸고 있는 우리 연구진들의 첫 다짐을 말이다. 오늘의 이 감격과 감사를 잊지 않으리라. 이 기술이 더 다듬어져 상용화되고 시각 장애인들 어느 누구에게나 혜택이 돌아갈 수 있을 때까지 첫 다짐을 붙들고 나아가리라. 낮은 곳으로 향하는 사랑의 마음을 가슴 깊이 새 기리라.

"저 잠깐 공원 산책 좀 다녀올게요."
딸 영원의 목소리에 서연은 고개를 들었다.
"T시티 예보를 보니 우리 동네에 두 시간 후에 비가 온다던데."
"알고 있어요. 비 오기 전에 돌아올 거예요."
이미 반려견 코코와 함께 나갈 채비를 마치고 현관문 앞에 선 영원이는 엄마와 눈이 마주치자 살짝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래, 조심해서 다녀와."
더 이상 '조심해야 할 것'이 많이 사라진 세상이었지만, 서연은 습관처 럼 어린 자신에게 부모님이 했던 말들을 딸에게 말했다.
'T시티'란 서연이 살고 있는 A도시를 디지털트윈 기술로 가상공간에 구 현한 도시이다. 도시의 수많은 센서를 이용하여 수집한 정보들이 T시티에 실 시간으로 반영되어, 실제 도시가 변화하면 가상 세계의 T시티에도 동시에 그 변화가 나타난다. T시티의 방대한 데이터를 인공지능이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시민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T시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통, 쇼 핑, 날씨 등의 정보는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정확성을 자랑하여, A도시에 살고 있는 대부분의 시민들은 의사결정을 할 때 T시티의 가이드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자동차, 건물, 날씨 같은 물리적인 존재뿐만 아니라, 도시의 구성원인 시민 들 역시 T시티에 자신과 똑같은 분신을 가지고 있다. 2045년 특별법 제정으 로 A도시 모든 시민들의 정보가 T시티에 기록되었고, 전입을 하거나 출생신 고를 하면 T시티에도 새로운 주민이 생겨났다.

딸 영원이는 특별법 제정 이후 태어난 아이들을 지칭하는 'T세대' 중 하나이다. 태어나면서부터 T시티에 분신을 갖게 된 이 아이들은 이 분신과 함께 성장했다. 아이의 키가 자라면 T시티의 분신도 자랐고, T시티를 통해 구매한 옷들이 드론을 통해 집으로 날아오면, T시티 안 분신의 옷장에도 자 동으로 옷이 등록되었다. 아이들이 의무교육을 받을 나이가 되면 5년 정도의 공통 교육과정을 이수하는데, 이 교육 내용과 성취도, 상호작용, 흥미와 혐오 반응 등 모든 것이 T시티에 수집되어 6년째부터는 T시티의 추천에 따라 자 신에게 맞는 교육과정을 구성하여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영원이도 얼마 전 5년의 공통 과정을 마치고, 본인이 흥미를 느끼는 의사소통 기술과 미술 위 주로 구성한 수업을 듣고 있었다.
"재미있어요. T가 추천한 게 역시 정답이었던 것 같아." 요즘 공부는 어떠냐고 묻는 서연에게 영원이는 걱정이 없다는 듯 해맑게 말했었다.
때로 조금 섬뜩한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실패를 통해 배운다'는 말의 가치가 사라져버린 도시에서, 내가 선택한 게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이 맞 는지. T시티 안에서 활짝 웃고 있는 초록색 얼굴 옆에 쓰인 '범죄 예방률 99.8%'라는 글자를 보며, 서연은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의 눈동자 한 가득 푸른 별 지구가 반짝인다. 90여년 전 아폴로 우주선에서 찍은 블루마블 사진 이후 우주로 나오는 사람들마다 감탄하는 그 장면. 그리고 이 호텔을 건설하는 동안 달에 다녀올 때 마다 그녀의 아버지가 주름이 가득한 얼굴에 꿈꾸는 듯한 표정으로 얘기해주던 바로 그 모습이다.
지금 그녀는 달에 세워진 아티스트 레지던스 호텔, ‘델라 루나’의 첫 번째 입주자로 거 주하는 중이다. 이 호텔의 목표는 달과 인간의 새로운 교감을 형성하기 위한 일종의 예술 적 인큐베이터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곳에 초대된 예술가들은 머무는 동안, 달이라는 새로운 환경을 즐기고 느낄 것이다. 달 탐사 현장학습을 통해 달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증가시키고, 각자 배정받은 개인 스튜디오에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낯선 환경에서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인류의 달 시대’를 예찬하는 예술 작품들을 만들어낼 것이다.

푸른 별로 반짝이던 그녀의 눈동자가 어느새 눈물로 일렁거린다. 이 호텔에 일생을 바친 아버지가 생각났다. 그녀의 아버지는 달에 호텔을 짓는 이 황당한 프로젝트의 설계자로 참여해 건설되는 내내 현장을 지키다가 지구와 달의 중력 차이가 쌓여서 생긴 우주병으로 결국 호텔 완공 직전에 돌아가셨다.

사실 인간이 거주하기엔 달 표면의 환경은 매우 가혹하다.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는 운석 들, 먼지 폭풍, -150℃에서 120℃에 이르는 낮과 밤의 급격한 온도차 등으로부터 건축물을 보호하기 위해 호텔은 달의 표면에 드러난 용암동굴의 입구, 흔히 스카이라이트라고 불리는 동굴 벽면에 지어졌다.

용암동굴들은 수억 년 전 화산활동을 통해 달 전체에서 형성되어 있는데 방사선과 태양폭풍, 먼지, 운석 파편 등 극한의 달 표면 환경으로부터 자 연적으로 보호되는 장소로, 온도는 –20°C 전후로 일정하며, 게다가 영구적으로 그늘진 곳에서는 물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
그녀의 아버지는 어릴 적 가족여행으로 다녀온 중국의 북쪽 산시성 고원 지대의 야오동 동굴 주거지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했다. 수직 굴착과 추가 아치형식으로 구성된 거주 지는 엄청난 바람과 기온의 변동에도 내부의 구조물을 유지하는 효과적인 절연체 역할을 한다.

동굴 벽면을 파고 들어간 형태의 호텔은 여러 개의 모듈이 이어진 구조로 되어있으며 이 모듈의 주요자재는 달의 토양에서 추출된 폴리에틸렌으로 이루어져 있다. 건설 초기에 가 장 큰 문제였던 지구로부터 장비와 자재를 운송하는 문제가 폴레에틸렌의 추출로 많은 부분 해결이 되었다. 그래서 당시 가장 큰 적재량을 지닌 우주선 팰컨 헤비(Falcon Havy)로 달 표면 석회암에 터널을 뚫을 수 있는 TBM(Toring Company Tunnel Boring Machine), 타워 크레인, 로봇, 그리고 대형 3D프린터 등을 운반하였으며 나머지는 폴리에틸렌을 재 료로 3D프린팅을 통해 만들어냈다. 폴리에틸렌은 플라스틱의 특성상 태양빛을 반사시킬 수 있는데, 정교하게 설계된 각도의 모듈 반사판들이 각 층마다 충분한 햇빛을 전달하고 태양열 발전으로 전기를 공급한다.

아마도 이즈음부터 아버지는 우주병을 앓기 시작하셨던 것 같다. 처음 달에 출장을 갔을 때는 6개월, 길어도 1년에 한 번씩 크리스마스 때마다 어마어마한 선물을 사들고 집에 오셨는데 건설이 한창 진행중인 동안은 3년, 때로는 5년씩 집에 돌아오지 않으셨다. 영상을 통해 종종 만나기는 했지만 그녀에게는 하루가 다르게 초췌해지는 아버지의 얼굴이 언제부터 인가 낯설어졌다. 호텔 완공을 겨우 1년 남기고 아버지는 병든 채 집으로 돌아오셨 고, 병원에서 마지막 3개월을 보내신 후 다시 그가 평생을 사랑했던 영원의 우주로 돌아가셨다.
델라 루나, 인류의 새 시대를 상징하는 이 달의 호텔은, 아버지에게는 인생을 바친 열정의 산물이지만, 그녀에게는 어린 시절을 아버지없이 자라게 한 곳이며 결국 아버지를 빼 앗아간 곳이다.
인간의 역사에서 개척의 시대에는 언제나 희생하는 사람들과 소외되는 가족들이 있었다. 이제 우주로 나아가는 시대, 그녀는 새로운 단절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며 단호하게 눈물을 닦아낸다.
이제 머지않아 그녀는 이 아티스트 레지던스를 빛나게 할 예술품을 만들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작품 뒤로는 멀리서 그리운 푸른 별 지구가 반짝이고 있을 것이다.
그녀의 눈동자 한 가득 푸른 별 지구가 반짝인다. 90여년 전 아폴로 우주선에서 찍은 블루마블 사진 이후 우주로 나오는 사람들마다 감탄하는 그 장면. 그리고 이 호텔을 건설하는 동안 달에 다녀올 때 마다 그녀의 아버지가 주름이 가득한 얼굴에 꿈꾸는 듯한 표정으로 얘기해주던 바로 그 모습이다.

2050년.
산림, 목재 정책집중으로 '탄소중립'에 성공하여, 다시 대면 시대로 들어선 지 어언 10년이 되었다.

오늘은 나의 정년퇴직일, 마지막 근무 날이다.
투명 목질 창문'으로 들어오는 아침 햇살에 싱숭생숭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출근용 드론을 타고 상공 1km의 '목조 빌딩 숲'을 지나며, 오늘따라 주거지 구 건물들의 목재 무늬가 더욱 따뜻하게 보였다.
기후 안정화로 인해 4계절이 뚜렷해진 탓에 '하늘길'에서 내려 보는 경관은 언제 봐도 경이로웠다.
지상의 길은 대부분 숲길과 임도, 화물 운송 벨트로 이루어져 있다. 육로를 이용하는 경우는 도보 또는 지역 내 이동 외에 대게 전국망으로 개설된 권역 별 운송 벨트의 물자나 자원 운송이 대부분이다.
조림지구에서는 탄소 흡수 기술을 통해 생장이 빨라진 나무 덕분에 일평균 100천㎥의 벌채작업이 가능하고, 지역 거점에서 즉각적인 벨트운송이 이루어 진다.
저 멀리 보이는 산업지구의 '나노 압축 목재 펠릿 발전소'는 거점 별 단 8기 로 전국 대도시 내 필요 전력량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수용력을 지녔다. 또한, 지역에는 '산림 바이오매스 에너지 자립 마을'이 본격적으로 자리 잡아 자체적인 열과 전기를 생산하여 충당한다.
그리고 모든 가동시설에는 필터기술이 더해져 배출되는 모든 물질이 '고체 탄소(황), 액화 질소' 등 재활용이 가능한 상태로 수거된다.
청사 지구에 들어서, 건물 외곽의 홀로그램에서는 '오늘의 탄소 밀도(좋음) 나타내며, 올해로 '산불과 산사태가 사라진 지 10주년'이 되었다는 뉴스가 흘러나왔다

어느새 내 삶의 터전이었던, '목재청'이 모습을 드러냈다. 목재청 출현과 함께 설립된 국내 1호 목재 고층 빌딩은 20년이 지나도 명색에 걸맞게 건재해 보였다.

더불어 나노기술의 발전으로 모든 목조 건축물에 수천 기의 나노로봇이 돌아다니며 열화 탐지와 복구(3D프린팅 목질부 복제)를 통한 반영구적 시스템을 갖춘 것도 한 몫을 할 것이다.

이렇게 아름답게 변해 온 날들과 목재 도시의 업적들을 되새기며, 3차원 내비게이션의 종료음은 99층 내 사무실에 도착을 알렸다.
외문을 통해 들어서니, 직원들은 나의 마지막 날을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감사의 박수를 보냈다. 고맙고도 부끄러웠지만 사실, 감사 받을 대상은 내가 아니었다.

나무, 2050년의 오늘이 존재할 수 있었던 건 모두 나무 덕분이었다. 나무의 탄소 흡수, 저장 기능'에서 비롯되었다.
수목의 생장 기술'과 더불어 '탄소 조절 기술, 탄소 저장량 기술 등'의 연구 개발에 성공하여, 수목은 급속생장과 동시에 최대 탄소 흡수량이 대폭 증가하였다.
증가한 탄소량은 자원으로써 목재의 강도(구조재), 열량(바이오매스 연료), 기 타 특성(내장재, 가구 등) 단열, 탄성, 방음, 흡습, 열화 방지 등의 기능을 크게 향상시켰다.
게다가 대부분의 유한 자원은 목재 파생 자원으로 대체되어 지속 가능한 클린 에너지자원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또한, 앞서 표현된 창문 등과 같은 유리 및 플라스틱은 나노 셀룰로오스 기 술 발달로 대부분 목질재로 대체되어 탄소 중립에 큰 기여를 했다

축적된 누적 탄소량으로 외출마저 불가능했던 Untact(비대면) 시대가 있었다는 것이 무색하게 나무의 자연적 정화력은 인류의 기술 발전과 더해져 지구를 다시 숨 쉬게 한 것이다.
자연이 준 기적의 만능 자원이자 '탄소제로' 시대의 지속 가능한 자원, 나무!

2020년에 살고 있는 당신이 지금부터라도 '한 그루의 나무'를 더 심고, '우리의 목재'를 이용해야 할 이유이다.

2065년 5월12일 내 나이 백 살. "Good moring!"
인체 감응형 침대가 몸 상태를 진단하고 기상모드로 작동하여 스트레칭과 아침운동을 한다. 각종 진단 상태는 AI 주치의에게 자동 전송된다. 다시 AI주 치의가 처방한 아침에 맞는 신선한 숲속공기와 최적의 온도, 음악으로 집 안 이 자동 시스템으로 작동한다. 태양에너지 집적 기술과 무선전기전송기술의 발달로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모든 기계(로봇 포함)는 전기를 바로 충전할 수 있다. 따라서 콘센트와 구리선은 구시대의 유물로 박물관에만 있다. 이미 인공태양은 많은 에너지를 생산하여 무선전기전송기술로 자율주행차와 무인 드론 택시에 바로 충전하여 사람들은 언제나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갈 수 있다.
아침. 몸 상태를 체크한 AI주치의의 자동처방을 받은 3D프린트가 혈압과 심 장약을 만들어서 먹었다. 돌보미로봇은 최적의 영양 상태를 반영한 식사를 만들어 주고 세탁과 청소 등 집안일을 한다.
"보미야, 고마워!"
"도와드릴 수 있어 기쁩니다"
"보미야, 드론택시를 불러줘"
예, 이미 현관에서 대기 중입니다
친구들과 세계여행을 하기 위해 HAV돔으로 갔다. 서울역 상공에 떠있는 HAV돔은 바닥이 탭틱보드로 되어 있고 홀로그램과 AR, VR 기술이 융합되어 원하는 여행지를 그대로 재현하여 걸어보고 체험할 수 있다. 탭틱보드가 있는 집에서도 세계여행은 언제나 가능하지만 사람들과 만남이 있는 곳이 좋다. 꽃과 정원을 좋아하는 우리는 코르도바 파티오 축제에 갔다. 아름답고 화려한 꽃으로 집과 거리를 꾸며놓은 골목길을 걸으며 연신 감탄을 했다.

점심. 코르도바 파티오 축제를 관람한 뒤 레스토랑에서 '살모레흐'를 주문했다. 격렬하게 몸을 흔드는 플랑맹고 무희를 보고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기타 연주를 들으며 로봇의 서빙을 받으며 즐겁게 식사했다.
"다음 달에 수상도시 주택으로 입주할 계획이야"
"어머, 좋겠다! 크루즈처럼 매달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어?"
"응, 부산에서 입주하면 다음 달엔 제주도로 이동한다고 해"
도시 전체가 바다위에 있는 수상도시는 모든 생활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특히 보행장애가 있는 사람도 상하좌우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자기부 상자율운행의자로 이동에 불편함이 없다. 환경오염을 만들지 않는 상하수도 시스템과 최적의 산소포화도를 만들어 내도록 가꾸어지는 스마트팜은 주민 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도시 조경도 아름답게 해준다. 자동클린시스템으로 도시는 항상 쾌적하고 깨끗함을 유지해 주민들의 건강을 지키고 있다.
다음에는 친구들과 가상공간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로 하고 각자 드론택 시로 귀가했다. 백 살이어도 3D프린팅 기술로 새로운 장기를 이식받은 친 구는 신체나이가 30대에 불과하다. 이 모든 것이 과학기술의 발달로 가능해진 것이다.
귀가 후 욕조 속에 들어가니 따뜻한 물과 아로마향이 자동 분사되어 온몸의 피로가 풀린다. 물론 AI의사가 신체상태를 체크하고 그에 맞는 처방으로 욕조가 자동 셋팅된다.

저녁. 사랑스런 딸과 손녀가 왔다. 기본소득제 시행(CBDC화폐 지급)과 로봇의 노동으로 굳이 일할 필요는 없으나 예술과 삶을 사랑하는 딸은 예술치료 사로서 재택근무를 하며 상처 입은 사람 또는 무료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그림 그리기 게임을 좋아하던 손녀는 개인맞춤형 원격교육으로 가상공간 디자이너가 되어 새로운 프로젝트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여보! 생일 축하해요" 105살인 동반자는 최근 취약한 폐를 새로운 폐로 이식받고 돌보미로봇의 도움으로 건강을 되찾고 있다.
"엄마, 생신 축하드려요!"
"할머니, 100세 축하드려요. 더욱 더 건강하세요"
"모두 고마워요!"
돌보미로봇이 차린 저녁을 먹고 거실창을 바라보니 지난 100년의 가족사진 이 파노라마로 펼쳐졌다. 창문이 모니터가 되기도 하고 태양광 집진기가 되기도하는 시대다.
인체 감응형 침대에 누우니 취침모드로 작동한다. 가벼운 안마와 잠을 부르는 향과 조명, 음악이 몸을 감싸 안는다. 엄마 품속에 들어간 듯 포근하고 아늑하다. 집도 자동시스템으로 조명과 온도를 조절하고 보안을 점검하며 수 면모드로 들어간다. 보미도 우리가 잠든 것을 확인하고 대기 상태로 전환한다. "Good night!"

뒤통수가 뜨끈하다.
출장에 필요한 정보를 업데이트하기 위해 붙였던 연결단자를 방금 제거했기 때문이다.

2050년. 신경과 전기회로 간 연결에 성공했다.
내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기억장치에 추가할 수도, 꺼내어 보관해 둘 수도 있다.
우리는 그것을 B-RAM이라고 부른다.(Brian RAM) 5차 산업혁명의 시작이었다.

갑자기 번뜩! 하고 아이디어가 떠오른 경험이 있는가?
이때 머릿속을 보았다면, 뇌에서 번개가 치는 모습을 목격했을 거다.
'번개 신경'이라고 불리는 이 녀석이 B-RAM 연구에는 걸림돌이었다.
출현 빈도를 예측할 수 없어 오류의 원인이 되었던 것이다.

도무지 진척이 없을 때, 한국의 카이로스 연구팀에서 나노 입자를 통해 '번개 신경'이 나타날 타이밍을 예측하고, 미세 전류를 흘려 램과의 충돌을 막는 방법을 개발했다.
연구는 급물살을 타게 되었고, 노벨상의 여러 부문을 석권했다.
상용화에는 10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과거에는 AI가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우리는 B-RAM을 통해 뇌의 전반적 기능을 큰 폭으로 확장시켰고,
여전히 만물의 영장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는 이를 활용해 획기적인 교육과정을 만들었다.
만 15세 이상이 되면 개인 증명 정보를 담은 B-RAM을 시술하고 1년간 적응 기간을 거친다.
"융합정보의 활용"과 "인생 삼(三) 학론"을 필수 이수하게 되는데, "인생 삼(三) 학론"에서는 가상현실로 약 60년의 축약된 인생을 산다. 심리적, 신체적, 경제적 어려움에도 처해보며 삶에 대한 올바른 태도와, 시련을 극복할 수 있는 회복 탄력성을 키우는 수업이다.

프로그램에서 경험하는 인생은, 기부자들이 B-RAM의 출력 기능으로 공유한 실제 기억을 기반으로 만든 것이다.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었던 '삶의 기부'다.
나 역시 수혜자이며, 기부자임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오늘은 지구 반대편으로가 안전가옥을 짖고, 기후 통제 실험을 할 예정이다. 이미 3D프린터가 건물을 올리고 있을 테니, 인공위성 도착 시간에 맞춰 출발하면 될 것 같다.

그동안은 지구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고려하여 화성에서 연구를 했다. 성과는 놀라웠다.
99%의 안정성은 물론이고, 화성의 대기 질을 생물 생존에 가능하도록 바꾸는 프로젝트에 대한 논문까지 발표됐다. 극한의 환경에서도 노력해 주신 분들에게 모두가 박수를 보냈다.

상상이 현실로 만들어지는 세상.
이대로 라면 평균 수명이 200년에 이르고, 외계행성에 이주하는 사람들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빛이 강할수록 그림자는 짙어지듯, 어두운 면도 존재한다.
B-RAM 해킹 피해, 기억 조작 범죄, 인공 배아에 자신의 복제 뇌를 삽입해 다시 태어나 보려는 끔찍한 사람들...
과학이 발달하면서 예전보다 알게 된 것이 많지만,
모르는 영역 역시 넓어졌다. 우리가 직면하는 한계들은,
어쩌면 미지(未知)의 영역에 해결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닐까.
출발을 위해 하이퍼 루프에 오르며, 나는 여러 모습의 미래를 그려본다.
그곳이 바로 나의 미지(未知)의 세상이다.

*참고문헌
미래과학, 정하웅, 반니 2018 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 클라우스 슈밥, 새로운현재 2018 미래의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류청산, GSEEK강의中 2020

"오늘은 정말 화창한 날입니다. 오늘 같은 날은 근처 공원에서 나들이 가는 것은 어떨까요?" 개인비서 로봇 이브(eve)의 잔소리로 아침은 시작된다.

나는 치과의사다.
지난 37년 동안 사회는 많이 변화되었다. 2020년도에 있었던 코로나 19는 한국의 과학자들에 의해 종식되었고 코로나 19 백신을 시작으로 우리나라의 생명과학 분야는 정말 급속도로 성장해 왔다.

특히 우리나라는 예전부터 공공의료보험이 잘 되어 있어서 국민 누구나 유치를 빼는 시기가 오면 치과에서 유치를 발치하여 국립치아은행에 자동으로 보관하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이렇게 보관된 유치에는 줄기세포가 포함되어 있어서 골수 등의 다른 줄기 세포보다 배양 속도가 빨라 심장, 뼈, 연골, 장기 등 조직을 재생시키는데 효과적 사용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조직을 사용하기 때문에 훨씬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이식할 수 있고. 부작용이 현저히 줄고, 더군다나 가족에게도 조 직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치료는 줄기 세포 배양 시술"을 많이 한다

오늘은 김태민 환자의 46번 오른쪽 아래 어금니의 수술이 예약되어 있다. 2주전에 국립건강보험의 네트워크에서 접속하여 본원의 코드번호와 의사면허번호, 환자의 건강보험 고유번호와 치료 시 필요한 치아번호를 신청하면 자 동으로 국립치아은행에 보관중인 환자의 유치에서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아 씨앗을 배양해서 해당병원으로 배송해 준다.
오늘의 시술은 김태민 환자의 어금니를 발치 후 의료용 로봇을 이용하여 치아씨앗을 정확한 치아 위치에 심고 치료부위를 봉합하면 수술은 끝나게 된다.

이렇게 이식된 치아는 유치의 발치 후의 과정과 동일한 방법으로 치아가 자라나서 손실된 치아의 자리를 대신하여 영구치의 역할을 하게 된다. 대략 4주정도 지난 후 환자가 다시 병원에 내원하여 이식된 영구치의 상태를 3D 입체 스캐너로 점검한 후 치료결과를 스캔한 자료와 함께 국립건강보험에 보고하여 치료의 결과를 컴퓨터에 등록하여 연구자료로 활용한다.

진료를 마치고 퇴근 후, 친구 민규가 오랜만에 맥주나 한잔하자고 연락이 왔다.
민규는 외과 의사이다. 옛날에는 정말 복잡하고 어려운 수술이 정말 많았고, 장기이식수술 같은 수술은 장기를 이식해줄 사람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일하는 것처럼 치료부위의 코드번호를 국립 건강보험에 신청하면 동일한 방법으로 배양된 장기를 이송해 주고 담당의사는 적절한 시기에 수술이 가능하게 되었다. 옛날에 불치병이라고 불렸던 암, 루게릭병, 치매 같은 병들도 줄기세포의 배양으로 인하여, 수술 중 사망할 확률이 극히 드물고, 평균수명도 과거에 비하여 많이 늘어났다.
일과를 마친 후 호프집에서 민규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 후 밖을 나왔다.
자동차 리모콘의 호출버튼을 누르자 주차장에 주차된 차가 리모콘의 위치를 탐색하여 리모콘의 가장 가까운 위치의 도로에 정차한다. 그리고 차에 오르면, 안면인식 시스템 및 스마트 워치가 나의 피로도 및 맥박수, 호흡 중 혈 중 알콜 농도를 자동으로 측정하여 수동운전모드에서 완전자동모드로 변환하여 미리 등록한 목적지까지 직접 운전하지 않고도 안전하고 편안하게 대려다 준다.

오늘을 돌아보면 누군가의 가족이 질병의 고통에서 벗어나서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게되어서 보람있는 하루였다. 앞으로도 더 많은 노력과 연구를 통하여 아직까지 극복하지 못한 질병들이 하나씩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손을 씻을 때 손에 있는 온도와, 세균을 알려주고 보여주는 손∙온∙세가 나올 것 같습니다.
손∙온∙세는 손을 씻으면 손에 온도와 세균에 대해서 알려주고, 보여주는 세면대를 말하는 것입니다
이 세면대에 있는 거울은 스크린으로 손에 온도와 세균이 얼마나 있는지 보여줍니다.
손에 온도와 손에 있는 세균에 따라 비누거품이나, 물에 온도가 스크린에 나오고, 손 씻을 때 손을 씻을 만큼에 물이 나오고, 손이 더럽고 깨끗한지에 따라 비누거품이 나옵니다.
손에 온도와 세균이 있는지는 세면대에 있는 센서로 손을 가져다 대면 온도 와 세균이 측정됩니다.
백화점 같은 데서 쓰는 세면대에 손을 가져가면 물이 자동으로 나오는 것처럼 손을 가져다 대면, 손 온도와 세균이 측정되고, 날씨에 따라서 따뜻한 물과 차가운 물이 알아서 나옵니다. 손이 자동으로 세척되는 기능이 있는 세면대입니다. 세면대 거울 스크린에는 맨 처음에는 날씨와 시간이 나옵니다.
그 다음에 손을 수도꼭지에 가져다 대면, 스크린에 손이 얼마나 더러운지 몇 도인지 나오고, 손을 씻기 위해 써야하는 물과 비누가 얼마가 나오는지 나타납니다.
세번째로는 손씻기 영상이 스크린에 나와서 어떻게 손을 씻어야 하는지 알려 주고, 네번째로 손을 씻고 있을 때 손에 세균이 얼마나 없어지는지 나타내 줍니다.
다섯 번째는 손이 깨끗이 씻어지면, 완료라고 뜨고, 깨끗하지 않으면 재세정이라고 뜨는 화면입니다.
마지막으로는 내가 쓴 물이 얼만큼 되는지가 나타나면서, 내가 쓴 물이 다른 곳에 쓰이는것과 비교한 그림이 나옵니다

스크린 설정에 들어가면 한국어, 중국어, 영어, 일본어 등등 여러가지 언어를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세면대에서 양치거품을 뱉게 되면 세균이 얼마나 나왔는지 알 수 있고, 세면대가 자동으로 세척됩니다. 세척이 되고 나면, 세면대가 얼마나 깨끗 해 졌는지 스크린에 나와서 깨끗한지 지저분 한지 알 수 있습니다.
손∙온∙세가 생기면 좋은 점은 아이들이 손 씻는 방법을 모를 때, 세면대가 알려줘서, 손을 깨끗이 씻는 방법을 공부할 수 있습니다. 어른들도 손을 30초를 씻어야 하는데, 그렇게 안 씻는 분들에게 손이 깨끗해지는 방법을 알려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날씨와 손 온도에 따라서 따뜻한 물과 차가운 물이 자동으로 나와서 물에 온도를 정확히 맞추기 위해서 물을 틀어 놓지 않아도 되어서 물을 아낄 수 있습니다.
비누 거품도 자동으로 나오기 때문에 비누거품을 쓸 때 물을 틀어 놓지 않아서 물을 아낄 수 있습니다.
손이 더러운지 깨끗한지 알 수 있어서 사람들이 손을 자주 씻을 수 있습니다.
양치거품을 뱉었을 때 내 입안에 세균이 얼마나 있는지 알 수 있어서 이빨을 더 깨끗하게 닦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치과에 가야 하는지를 생각 할 수 있습니다.
이 손∙온∙세를 어떻게 생각하게 됐냐 하면, 시대가 바뀌어 가면 과학기술이 활 성화되어, AI나 인공지능이 더 많이 사용되는 세상이 될 꺼라고, 생각해서 이 손∙온∙세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손을 깨끗이 있어야 하는데 밖에 나가면 손을 깨끗이 씻기가 힘들기 때문에 손∙온∙세가 생기면 코로나 같은 병이 다른 사람에게 감염되지 않게 도와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과학자분들이 이 손∙온∙세를 만드시게 되면, 유치원, 어린이집, 키즈카페, 백화점, 학교, 학원 등등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 많이 설치되어 있으면 사람들이 많이 있는 곳에서 손을 씻는걸 싫어하고 양치를 잘 안하는 사람들도 손을 잘 씻고 양치를 잘 하게 될 것 같아서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