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생각으로 즐거운 세상 만들기 (3부: 창의성, 어떻게 키우지?)

신경호 소장|KIST 기술정책연구소

 

조각 5. 제대로 키워보자, 창의성~!^^(부제: 창의성)

글을 읽고 쓰는 법, 수채화 그리는 법, 트럼펫 부는 법, 수영하는 법 등 배우면 배울수록 익히면 익힐수록 점점 실력이 나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재능은 그런 것이다. 반면에 창의성을 키우는 방법이나 창의성을 측정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 정설이 없다. 다만, 창의성에 대한 수많은 정보를 글쓴이의 경험과 식견으로 추리고 걸러서 소개할 따름이다. 조각 4를 읽고 이해하고 익힘으로써 창의성 담을 그릇을 만들어 놓았다면, 이제 남다른 생각을 하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훈련을 해보도록 하자.

딸림조각 5-1. 창의성의 시작, 남다르게 생각하자.

엉뚱한 생각이란 남들이 쉽게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상식의 틀을 깨거나 남다른 관점으로 보는 것이 있겠다. 엉뚱한 생각을 누가 했던 그 엉뚱한 생각에 대한 판단은 제발 나중에 하자. 상식의 틀을 깬 아이디어에 대해서 ‘그게 되겠어?’라며 초를 치거나, 남다른 관점으로 만든 디자인에 대해서 ‘도대체 그게 뭐야?’라며 비아냥거리지 말자. 당신이 했거나 혹은 남에게 들었던 그 엉뚱한 생각이 훗날 위대한 걸작을 만들어낼 수도 있고, 설혹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걸작을 만들어내는 토양을 기름지게 한 거름만큼은 되었을 터이니.

상식의 틀을 깨는 생각으로 창의성을 발현한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 ‘조각 2’에서 언급하였던 바와 같이, 장례식 때나 입던 검정색 옷을 유행시킨 샤넬, 보리밭으로 잔디밭을 대신한 정주영 회장 등이 좋은 예가 될 터이다. 상식의 틀을 깨면 의외로 풀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도 알게 되고 그 해결책도 손쉽게 만들어 낼 수 있게 된다. 상식의 틀을 깨면 새로운 판을 만들 기회도 생기는 것이니 도전해 볼 만하지 아니한가?

거꾸로, 비스듬히, 안팎을 뒤집어서…남들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는 연습을 해보면 어떨까? 아래 그림은 1470년대 다빈치가 베로키오의 제자로 있을 때 클레디와 합작으로 그린 ‘수태고지’라는 작품이다. 성서대는 튀어나오고, 마리아의 오른팔은 길고 뚱뚱하며, 천사 가브리엘도 여간 뚱뚱하지 않다. 더군다나 소실점이 한 곳에 모여지지 않아 당시에 널리 사용되던 원근법에도 어긋난다. 어떻게 된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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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림을 정면이 아닌 오른쪽 측면에서 위로 올려 바라보면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 온다. 다빈치는 사람들이 제단의 오른쪽에서 올려다 볼 것을 고려하여 그렸던 것이다. 자기자신의 정면에 캔버스를 두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미사에 참석하기 위하여 성당을 찾은 신자들의 시선으로 그림을 그렸던 레오나르도 다빈치. 그는, 일반 백성들로 하여금 좀 더 쉽게 배우고 익혀서 서로의 뜻을 소통할 수 있도록 한글을 만드신 세종대왕의 남다르면서도 따뜻한 시선을 떠올리게 한다.

상식의 틀이 무엇인지, 그리고 보통 사람들이 쉽게 가질 법한 관점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나면, 어떻게 상식의 틀을 깰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남다른 관점을 가질 수 있을 것인지를 찾아내는 일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척추건강을 위하여 올바른 자세로 앉고 걷듯이 창의성을 키우기 위하여 남다르게 생각하는 연습을 꾸준히 하여 보자. 다만 한가지, 꼭 약속하자, 남다른 생각이 아무리 엉뚱하더라도 섣불리 실현 가능성 따위로 판단하지 말자고.

딸림조각 5-2. 창의성을 쑥쑥 키우는 토양, 지혜롭게 쉬자.

창의성 발현에 관하여 연구한 베어드(Benjamin Baird, UC Santa Babara)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그저 휴식을 취하는 것이나 ‘기억력이 요구되는 일’을 수행하는 것보다 ‘기억력을 요구하지 않는 단순한 일을 수행하는 것’이 창의적인 발상에 더 도움이 된다고 한다. 글쓴이는 베어드의 실험 결과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이다. 그러니, 소파에 앉아 그냥 쉬는 것 보다 가볍게 산책을 하는 방식으로 쉬는 것은 어떨까? 풍경을 감상하는 동안 두뇌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오감을 통해 다양한 자극을 받는 과정에서 창의성이 쑥쑥 크지 않을까?

비슷한 맥락에서 취미 활동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자. 알기만 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 하였다. 명작이나 명곡을 감상하면서 혹은 수영이나 테니스를 치면서 그 시간만큼은 한가지 일에 푹 빠져 즐기는 것만으로도 당신의 창의성은 쑥쑥 자랄 것이다.

즐기는 사람은 스스로가 행복하고 행복한 사람은 보다 자유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생활을 보다 자주, 보다 철저하게 즐기자.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짜내는 것이 아니라 튀어 나오는 것이다.

딸림조각 5-3. 남다른 생각을 샘솟게 하는 힘,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자.

무슬림들은 돼지고기를 먹지 않고 힌두교도는 쇠고기를 먹지 않는다. 하나의 사회에서 당연하게 여기는 것을 다른 사회에서는 철저하게 금지하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 조선시대만 해도 사람이 다른 사람을 소유할 수 있었다. 어떤 시대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 들이는 일을 다른 시대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다양한 문화를 직접적으로 혹은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동안,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 사고의 유연성이 커질 뿐 아니라 남다른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힘도 강해진다.

한 사람이 일생을 사는 동안 전문분야를 다양화하는 것도 창의성을 높이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잘 아는 바와 같이,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미술, 물리학, 역학, 광학, 천문학, 지리학, 기계공학, 지질학, 수리학 등 다양한 학문을 두루 섭렵하였으며 각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업적을 남기었다. 다산 정약용은 행정가, 정치가, 철학가이면서도 뛰어난 과학기술자이기도 하였다. DNA의 이중나선구조를 발견하여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영국의 생물학자, 프란시스 크릭은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하였다. 하나의 학문 분야에서 당연하게 여기는 아이디어가 다른 분야에서는 획기적인 발상으로 거듭난다.

딸림조각 5-4. 실행하기 가장 쉬우면서도 가장 강력한 창의성 훈련법, 사소한 것에도 감탄하자.

인간은 다른 동물에 비하여 미성숙한 상태로 태어나며, 태어난 뒤에도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스스로 이동조차 하지 못한다. 출산 직후 포유류 새끼 수준의 육체 성숙도를 가지기 위해서 인간은 일 년 남짓을 성장하여야 한다. 다른 동물들에 비하여 턱없이 유약함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뛰어난 지능 덕분이다. 인간의 지능은 젖먹이 시절 크게 발달하는데, 엄마가 아가의 사소한 변화에도 동감하고 감탄하는 방식이 크게 유효하다고 한다.

‘잘 한다, 잘 한다’ 칭찬을 받으면 코피 터지는 줄도 모르고 열심히 공부한다. 주위사람들의 칭찬은 우리가 재능을 익히는데 큰 힘이 된다. ‘어떻게 그렇게 놀랍고도 새로운 일을 해낼 수 있지?’ 감탄을 받으며 자란 사람은 당장 해결책이 없는 큰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별로 두려워 하지 않는다. 주위사람들의 감탄은 어렸을 적 엄마의 감탄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로 하여금 새롭고 신기한 것을 겁 없이 시도하게 해준다. 이과수 폭포의 웅장함이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협주곡을 대하면 온몸에 전율이 흐른다. 자연이나 사람이 전하는 놀라움에 대하여 우리 스스로가 감탄하는 방식으로도 창의성은 쑥쑥 자란다.

조각 6. 마무리

남들이 잘 하지 않는 생각을 바탕으로 본인이나 타인의 재능을 활용하여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 창의성이다. 여기서 사회적 가치의 크기는 재능과 창의성의 곱으로 표현할 수 있다. 재능은 고전읽기, 제대로 알기, 질문하기, 훔치기 등의 방법으로 쌓을 수 있으며, 창의성은 남다르게 생각하기, 지혜롭게 쉬기,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기, 사소한 것에도 감탄하기 등의 방법으로 키울 수 있다. 실천하기 쉬운 말로 다시 풀어 말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겠다.

  • 1. 좋은 책을 골라 읽자.
  • 2. 하나를 알아도 제대로 알자.
  • 3. 의문이 풀릴 때까지 질문하자.
  • 4. 최고를 찾아 응용하고 다른 이의 재능을 활용하자.
  • 5. 상식의 틀을 깨거나 남다른 관점으로 보자.
  • 6.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 철저하게 즐기자.
  • 7. 가보지 않은 곳을 여행하되 사소한 차이에도 감탄하자.
  • 8. 각종 문화체험(음악, 미술, 영화, 연극…)을 하되, 사소한 자극에도 감탄하자.

 

신경호 한국과학기술원 기술정책연구소 소장 프로필
KHShin_2014 신경호 소장 (KIST 기술정책연구소)
2014.01 ~ 현재 : 대한금속.재료학회 부회장
2009.01 ~ 현재 : AUMS(Asian Union of Magnetics Society) 한국대표
2008.01 ~ 현재 : 한국공학한림원(국제협력위원회 위원)
2004.03 ~ 현재 : UST 교수
1993.03 ~ 현재 : KIST 소장/본부장(책임연구원)
1992.08 : University of Pennsylvania 박사
1989.05 ~ 1992.12 : Knogo Inc. 선임연구원
1983.02 : KAIST 석사
1981.03 ~ 1987.08 : LS전선([구]금성전선) 주임연구원
1981.02 : 서울대학교 학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