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그 경계를 넘어

김석희 교사|경기호암초등학교

 

자연과학 VS 인위적인 과학

우리는 과학이라고 하면 자연과학을 떠올린다. 과학이란 학문은 자연의 원리를 규명하는 것으로 대부분의 사람이 알고 있는 상식이다. 작게는 원자의 세계부터, 크게는 우주의 원리를 다루는 학문이다. 이글을 읽는 여러분은 자연과학과 그렇지 않은 것을 잘 구별할 수 있나요? 여기 2개의 문제가 있다.

첫째, 아래에는 2개의 그림이 있다. 첫 번째 그림은 비버가 나무로 만든 댐이다. 두 번째 그림은 사람이 만든 댐이다. 사람이 만드는 것은 인위적인 과학의 산물임에 분명하다. 그렇다면 비버가 만든 댐은 자연의 산물인가? 그렇지 않은가? 비버가 만든 댐은 자연과학에 관한 것인가? 그렇지 않은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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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비버가 만든 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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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인간이 만든 댐

둘째, 최근에 영국의 대학의 연구소에서 줄기세포를 이용하여 사람의 귀를 배양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이 귀는 자연과학에 관한 것인가? 아니면 인위적인 과학인가?

여러분은 쉽게 답을 맞출 수 있나요?

과학을 자연과학과 아닌 것으로 구별하는 것이 타당할까요? 앞에서의 문제는 이런 구분이 싶지 않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과학을 정의하는 과학적 방법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과학인 것과 아닌 것으로부터 새로운 과학

미국의 컴퓨터 과학자 로젠블름은 과학은 고유한 구조(Structure)와 그것들 간의 상호작용 또는 과정(Process)이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그는 전통적인 과학은 그림처럼 Physical Science, Life Science, Social Science 3개 영역이 있다고 하였다. 구조는 그 과학 영역에서의 관심 있는 “것 또는 무엇”이다. Physical Science에서 구조는 물리학의 입자와 에너지, 화학의 분자나 원자, 천문학의 별이나 행성, 지질학의 바위나 강이라고 할 수 있다. Life science 에서는 생명체의 세포, 장기, 장기 조직 등이 구조라고 할 수 있다. Social Science 에서는 사람과 그들의 마음과 그들이 사용하거나 만든 기구라고 할 수 있다. 처리는 능동적으로 시간을 두고 구조를 바꾸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Physical Science 에서는 구조에 미치는 힘과 그 결과물, 화학 반응, 우주의 탄생이나 진화, 대륙의 생성이나 침식 등이 과정(Process)이라고 할 수 있다. Life Science 에서는 세포의 분화, 유지, 죽음 등이 과정(Process) 에 해당되며, 생명체들이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다루는 생태학에서는 상호작용이 과정(Process) 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Social Science 에서는 심리학에서의 개인이나 그룹의 행동, 인지의 종류, 역사학에 해당되는 과거의 행동, 경제학에서의 통화의 움직임, 사회학에서의 집단의 움직임 등이 과정(Process)에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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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고전과학의 분류

그러나 그는 Physical Sciece, Life Science, Social Science 와 같은 고전적인 영역으로 구분하는 것은 현시대와는 맞지 않은 구별이라고 하였다. 왜냐하면 생명이 무엇인가? 생명 현상을 물리 현상과 구별이 가능한가? 등은 어떤 과학자도 만족한 만한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생명현상과 물리적 현상을 융합하는 과학이 등장하고 있다. 그 예가 DNA 나노 기술을 예로 들 수 있다. 이 기술은 아주 작은 기계로 DNA 분자를 만드는 것에 관한 것인데, 이 기계는 생명체의 필수 물질로 만들어 졌지만 살아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고전적인 과학의 구분은 점점 더 의미 없는 것이며, 과학을 다른 것과 구별하는 방법은 고유한 구조와 그 처리 방법이 있는냐로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 나아가 그는 이제는 Computing 역시도 이러한 분류로 과학의 한 영역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기존의 사람들의 생각에 의하면 computing 은 공학적인 활동이라고 여겨지지만 그는 과학이라고 주장한다.

“천문학이 망원경에 관한 것이 아니듯이, Computing 은 단지 컴퓨터에 관한 것이 아니다. 컴퓨팅에서 구조에 해당하는 것은 information 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은 고유한 표현방법(아스키코드, 유니코드) 등을 가지고 있으며 다른 것과 구별하는 명확한 방법을 가지고 있다. 정보는 여러 곳에 존재할 수 있다. 사람의 기억이나 컴퓨터의 데이터 구조 등으로 저장되거나 통신을 위해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고 복원 될 수 있다. 즉 Process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과학을 어떻게 정의하고 바라보느냐에 따라 이것을 어떻게 배우고 가르쳐야 하는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의 NRCNational Research Concil) 에서는 과학교육을 위한 새로운 프레임워크를 발표 하였다. 과학을 어떻게 배우고 가르쳐야하는지 그들의 생각을 알아보자.

과학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배워야 할까?

미국의 NRC(National Research Concil)에서는 과학교육에 대한 새로운 프레임워크로 “Scientific and Engineering Practices”를 주창하였다. NRC 에 의하면 과거 여러 세기 동안 과학은 세상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지적 호기심과 탐구와 발견의 원동력이 되어 왔지만 현대에 와서는 여러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에를 들면 환경, 에너지, 건강과 관련된 사회적 정치적 그리고 경제적인 해결방법을 찾아 내야하만 한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기존의 과학에 대한 정의와 교육방법으로는 자라나는 세대들이 이러한 문제를 다루는데 알맞지 않다. 그래서 NRC 에서는 과학교육과정에서 과학공학기술 교육과정으로의 전환을 시도하였고,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해결방법을 찾아내기 위해 사회과학, 행동과학, 경제학등을 문제 해결방법을 관통하는 실천 방법을 교육과정에 포함하고 있다.NRC 는 이러한 변화의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 과학지식이 어떻게 얻어졌는지에 대한 이해 없이, 그리고 과학이 세상에서 어떻게 응용되었는지를 무시한 채 과학적인 작업에 대한 구체적인 성과물 즉 과학적 사실에만 중점을 두는 교육은 과학을 오해하고 공학과 기술에 대한 중요성을 간과하게 한다”

또, 과학적 지식을 실천을 통해 구현하기 위해서 현대적인 컴퓨터적인 사고 능력과 컴퓨터 기술의 응용을 교육과정에 포함하고 있다. 행동과학 역시도 과학의 영역으로 보아 과학, 기술, 사회를 연결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학적 실천영역에 포함하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고전적인 과학적 분류가 아닌 이들 사이의 합종 연횡에 의해 수많은 과목 또는 연구 분야를 만들어 내고 있으며 이들은 일자리와도 연관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로젠 블룸 역시도 Computing 이 고전적인 과학의 영역과 만나 어떤 과목 또는 연구 분야를 만들어 내는지에 대해 아래 그림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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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2015년 개정 교육과정 총론이 발표 되었다. 2015년에 교육과정의 실제 실천 방안이 나올 예정이다. 앞에서 언급한 변화가 우리의 과학교육에도 적극적으로 반영 되었으면 좋겠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더 적극적인 변화를 가져 올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 방법을 제안해보고자 한다.

융합과목을 만들자!

교육과정이 개정되면서 고등학교에는 융합과학이라는 과목이 생겼다. 이는 NRC에서 지적한 사회의 변화와 과학의 역할과 변화를 볼 때 예견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 교육부에서는 2015년 개정교육과정 총론을 발표하고, 각론 연구를 진행하며 실과 교과의 이름을 바꾸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실과의 교과 목표 중에 하나는 다음과 같다.

“풍부한 학습 경험을 통해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균형 있게 자랄 수 있도록 하며, 다양한 일의 세계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를 한다. 학습과 생활에서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는 기초 능력을 기르고, 이를 새롭게 경험할 수 있는 창의력을 키운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실과의 교과서는 의식주에 관한 문제와 식물 키우기 등의 생활에서 겪는 문제와 전기전자회로, 컴퓨터에 관한 내용 등을 포함하고 있다. 여기에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 17시간의 SW 교육을 필수적으로 포함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의 실과 교과 체계는 각각의 내용은 단원별로 분리되어 있고 단원은 연결되어 있지 않다. 예를 들면 5학년 실과 단원을 보면 정보기기와 사이버 공간, 나의 영양과 식사, 생활 속의 전기 전자 등의 단원으로 되어 있는데 이것은 전혀 연결되지 않고 분절되어 있다. 이것은 2015년 개정 교육과정의 취지인 통합이라는 측면에서 부합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아래 그림은 어두워지거나 사람이 다가 오면 저절로 빛을 내는 가방이다. 이 가방을 만들고 위해서는 바느질을 배워야하고 컴퓨터 SW, 전기, 전자를 배워야한다. 실과의 3개 단원을 포함하는 활동이다. 또, 내가 만든 모자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일까 등의 사회과학적인 내용도 포함될 수 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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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바느질, 디자인,SW, 전자회로가 융합된 모자 만들기

실과교과의 목표 중에 하나는 학생들에게 일과 직업을 미리 체험하게 하는데 큰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미국 상무부에 의하면 과거 10년 동안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ematics) 관련 직업이 비 STEM 직업보다 3배 빠르게 늘어나고 있으며, STEM 관련 종사자는 비 STEM 관련 종사자 보다 훨씬 직업을 잃는 비율이 작다. STEM 분야 종사자는 미국의 경제를 성장시키고 견지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미래 미국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또한, 2018년 까지 비 STEM 일자리가 9.8% 증가하는 것에 비해, STEM 관련 일자리는 17%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이러한 예상을 근거로 실과의 목표가 미래의 학생들에게 일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게 하려면 실과를 융합교과로 바꾸는 것도 고려해 볼만한다.

이렇게 하면 어떨까? SW를 배우고, 옷을 만드는 법을 배운 다음에 이를 활용하는 융합하는 위의 그림과 같은 활동을 하면 좋을 것 같다.

과학은 경계를 넘어 다양한 분야와 손을 잡고 그 외연이 넓어지고 커지고 있다. 이것이 학생들이 살아갈 미래의 모습이다. 실과를 융합교과로 바꾸더라도 배우는 내용은 크게 변화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학생들은 그들이 살아가야할 미래를 좀 더 다가가게 될 것이다.

 

김석희 경기 호암초등학교 교사 프로필
프로필사진 김석희 (경기 호암초등학교 교사)
(현) 고려대학교 연구교수, 컴퓨터교육학회 이사
고려대학교 대학원 이학 박사
2012년 STEAM 교육 우수교원, 올해의 과학교사상 수상